"알아서 좀 해주지"라는 답답함,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기준'이었습니다.
직원들의 수동성과 불만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성취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쌓인 성장 갈증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캔버스–OKR–주간 피드백(AAR)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하자, 일이 아니라 목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단 2번의 피드백 미팅만으로도 구성원은 책임감과 시야를 회복했고, 조직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팀으로 재정렬되기 시작했습니다.
“알아서 움직여주면 좋겠는데…”라는 답답함의 정체
D사의 대표는 모든 실무의 최종 결정을 직접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지쳐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기보다는, 늘 확인을 구하거나 지시를 기다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직원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일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 바쁘다”, “얼마를 해야 잘한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겉으로는 ‘수동성’이라는 하나의 문제로 보였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오는 무력감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 상태를 그대로 두기 어려웠던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대표는 전략에 집중하지 못했고, 직원들은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 채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이 아니라 ‘목표’를 잃어버린 조직
D사는 7시간 집중 근무라는 좋은 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제도는 각자 업무에만 몰입하게 만들며 조직을 단절시켰습니다.
마케터는 혼자 매출 압박을 감당하며 점점 방어적으로 변했고,
영상 제작자와 MD는 반복되는 수정과 컨펌 대기로 인해 결과물에 대한 책임감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를 “전원 코드 꽂으면 일하는 기계 같다”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 상황을 ‘의지 부족’으로 해석하면 해결 방법은 단순해집니다.
더 강하게 관리하거나, 더 자주 점검하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이 조직에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없었습니다.’
명확한 목표도,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기준도 없었습니다.
결국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였습니다.
캔버스에서 OKR, 그리고 피드백까지 연결하다
개입의 핵심은 단순히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목표가 실제 행동과 연결되고, 다시 피드백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전사 경영계획 캔버스를 통해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매출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전략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했고, 이를 2분기 OKR로 연결했습니다.
이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케터, MD, 영상 제작자가 각자의 목표를 ‘지시받는 것’이 아니라
전사 목표에 맞춰 스스로 설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에 실행 인프라를 더했습니다.
노션을 통해 주간 이니셔티브를 공유하고,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AAR 기반 주간 피드백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보고가 아닌 ‘생각하는 피드백’을 위해
AAR 방법론 교육과 1:1 코칭을 병행했습니다.
단 2번의 미팅에서 나타난 변화의 신호
아직 성과를 말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방향은 매우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구성원들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하겠다고 쓴 거라서 계속 신경 쓰인다.”
“우선순위를 내가 정하니까 회의가 훨씬 좋아졌다.”
“이제는 왜 잘됐고 왜 안됐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보이고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이 변화는 단순한 분위기 전환이 아니었습니다.
일을 ‘처리’하던 사람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불과 2주 전 “기계 같다”고 말하던 직원이
이제는 자신의 실패 원인을 스스로 분석하며 다음 계획을 이야기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성취감이 생기자, 사람과 일이 함께 살아났다
이 변화가 D사에 준 가장 큰 가치는 명확했습니다.
직원들은 더 이상 주어진 일을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서로의 일을 이해하게 되면서 고립감도 줄어들었습니다.
대표에게는 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회의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실무를 내려놓고 더 중요한 기획에 집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입니다.
조직이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초기 신호였습니다.
이 사례가 남기는 질문
조직이 조용하고 수동적으로 보일 때,
그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조직에는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목표와 기준이 존재하는가?”
불만은 종종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숨어 있습니다.
그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은 동기부여가 아니라,
명확한 목표와 그것을 점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반복되고 체화될 수 있어야 합니다.
D사의 변화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사람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을 때 조직의 가능성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가인지컨설팅그룹은 이러한 전환의 순간마다, 각 기업이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설계하고 만들어갑니다.
